1.

덤덤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은

고통과 절망이 사라져서가 아니라

그저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마냥 슬픈 일만은 아닌 게,

어둠 속에 오래 있으면 눈이 암순응

얼마 안 되는 빛을 모아 시야가 트이듯


고통과 절망에 익숙해지면

그 나름 그 안에 존재하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2.

거슬리고, 보기 싫은 일들이. 사람이 참 많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둘째 치고,

명백하게 틀린 것에 대해서는 도통 분이 사라지지 않는 것.

아, 물론 가끔 이유 없이 그냥 싫기도 하고.

(내 나름의 이유는 있지만,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그 와중에 다행인 것은

나 역시 그런 사람임을 기억하는 것.


지금의 내겐

미워하지만, 감정이 행동으로 변환되지 않는 것이 고작.

조금 더 건강해지면 아마 미워하지 않을 수 있을 만큼 단단해질 테고,

조금 더 건강해지면 그마저도 사랑할 만큼 넓어지겠지.


그러니 지금은 지금 할 수 있는 만큼이면 돼.



3.

타로점이고 뭐고 하나도 믿지 않지만

어떤 것에라도 기대고 싶을 만큼

간절해지는 절망을 알까


믿지 않는 그 결과마저도

나쁘게 나올까 두려워 시도조차 못 하는

그 찌질함은 알까



4.

호히씨가 '어제 두시간 잤더니 죽을 것 같은데

언니는 그렇게 자고 어떻게 사냐ㅡ' 물었다.

잠깐 몇 개의 대답을 고민하다가

그래도 가끔은 푹 잔다고 대답했다.


불면증은 내 의지가 아니었지만,

적극적인 개선보다는

그 시간을 조금 더 내가 원하는 것들에 활용하기로 한 건

내 선택이었으므로 


그로 인한 어려움에 대해서는

타인에게 약한 소리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

분명히 다른 사람들보다 긴 하루를 누리고 있기도 하고.


'너는 회사 다니면서 그 많은 걸 어떻게 다 해?'의 답.



5.

얼굴이 많이 심각하다. 생긴 것 말고 피부. 

내 평생 최악의 상태로, 피부과 전단에 비포 사진으로 실릴 만큼 심각하다.

생긴 건. 음. 취....취향 차이잖아 뭐.


얼굴에 사용되는 클렌징제품부터 기초제품까지

다섯 가지 정도를 한 번에 바꿨더니

어떤 것에서 오는 트러블인지 알 수가 없다.


애초에 맞는 것 찾기가 더 어려운 예민한 피부긴 하지만

그래도 얼굴이 너무 간지럽고 트러블이 여기저기 올라와서 속상.


일단 두 개 빼고 다 끊어보기로.

슬프지만 안 맞는 건 찾아내서 버려야지.


역시 변화는 단계적으로 조금씩 하는 것이 좋다.

한 번에 너무 달라지면 원인도 모른 채 탈이 나는 법.

by Rui Austen
Rui.shu |  2017.11.08 11:28 |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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