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기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래요, 우리도 이제 슬픔을 아는 나이가 됐죠. 하지만 원래 모든 기쁨에는 슬픔이 조금씩 묻어 있는 거예요. 슬픔이 없이는 기쁨이도 존재할 수 없는 거잖아요. 그런데 파란 머리카락만 보고 지레 겁을 먹고 도망 다니다간, 당신은 영원히 상상할 수 없는, 재미없는 어른으로 남게 되겠죠. 어른인 당신에게도, 당신에게 어울리는 엉뚱섬이 분명 있을 텐데. 하지만 당신은 오늘도, 그 작은 원 안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군요. 팔자 눈썹의 슬픔이의 모습으로, 당신이 그려 놓은 그 작은 원 안에서….


<시간은 이야기가 된다> 중





성경의 대단한 점 중 하나는, 그 두꺼운 책 안에 담긴 셀 수 없이 많은 등장인물과 전부 다른 사건들이 전부 하나의 점을 향한다는 것. 같은 말을 내내 지루하게 반복하는 게 아니라, 전부 다른 말들로 같지 않아 보이는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사실을 처음 깨달은 이후, 지루하고 의미 없어 보이던 성경의 어떤 부분들이 아주 새롭게 다가와서 흥미로웠던 기억.


강세형 작가님의 책을 읽다보면 종종 그런 느낌을 받는다. 네 권의 책 어느 부분 하나 지루하게 반복되는 이야기가 없는데, 넓게 펼쳐진 수많은 이야기들을 전부 선으로 연장하면 결국 하나의 소실점이 빡- 하고 찍혀있을 것 같은. 그 한결같음이 항상 설렌다.


by Rui Austen
Records/Book |  2018.01.15 02:14 |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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