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받은 칠십인의 밤.

그리고 귀가 허밍이처럼 멍멍했던 부평에서의 밤.

 

짧고 내용 없는 후기.

 

 

 

#1

내 자리선택의 기준

1. 선풍기 앞

2. 선풍기 앞

3. 선풍기 앞.

 

...난 정말 더운게 싫었다.

어차피 어디에 서있어도 음악은 잘 들려. 그럼 됐다. 

(아, 부평 뒤쪽은 안 들린다고 했다.

논리왕 이장원님께서 뻥인 증거를 찾아내셨지만.)

 

 

#2

신재평님은 자꾸 마이크를 놓고 흐뭇하게 웃었다.

'그래. 돈은 내가 벌지만 노래는 너희가 부르렴.'

...농담이에요. 우리 떼창하는거 보며 행복해서 그런거 알아요.

그래도 우리 같이 불러요 :)

자꾸 이러면 내가 오빠한테 표 팔거예요.ㅋㅋㅋ

 

 

#3

이장원님은 무대에서의 독특한 행동의 레퍼토리가

백배로 늘어나셨다. 사실 나는 좋았다.

'얘들아 오빠 지금 진짜 정신 없'는 오빠도 좋았다.

괴짜가족 내지는 이나중탁구부 같은 표정도.

 

키보드 세션님께 보내는 표정도.

요즘 자꾸 다섯명이서 이리저리 표정교환을 엄청 하신다.

서로 정말 사랑하는 것 같다. 하아.

그 아이돌팬같은 부끄러운 이름외치기 타이밍에서

싱글벙글하면서 재인님 쳐다보던 승규님 표정이 아직도 생생.

 

 

#4

'오빠 정신없'게 한 안경은 멋졌다.

그 안경을 선물하신 팬님은 정말 센스가 만점이신 것 같다.

하지만 일부러 그랬는지 몰라서 그랬는지 급해서 그랬는지

완전 안 끄고 깜빡깜빡하는 채로 올려뒀다.

약 다 닳아서 꺼졌을 것 같다.

 

 

#5

클럽공연은 정말 정신이 없었다.

입장할 때 난 정말 최대한 비켜선다고 비켜섰는데,

피크 하나밖에 없어서 먹어버리시는 멤버분께서

입장하시면서 내.............. 부끄럽고 수치스러워서 말 못하겠어 어흑.

책임지세요. 는 농담. 이지만 진짜 책임져주셔도 좋겠다.

 

 

#6

나는 더운게 너무 싫어서

(그리고 밤새 일한 후유증때문에 조금만 열 오르면 실신해버릴 것 같았다.) 

입장번호가 앞번호임에도 불구하고 선풍기를 찾아 구석으로 갔지만

키보드 치시는 태경님께서 너무 더워서 표정이 일그러져가시길래 선풍기를 양보했다.

하지만 곧 클럽 사장님에 의해 선풍기는 무대위로 올려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어차피 재평님께는 바람이 가지 않았다.

 

 

#7

부평에서는 안산과 달리 재인님에게도 조명이 갔다.

재인님 연주하시는것도, 표정도 잘 보여서 즐거웠다.

 

 

#8

짐승드럼 승규님께서 점점 귀요미가 되신다.

팬샤비스(악수)도 하신다. 공연 보며 친구에게 승규님 좀 보라며

'승큐승큐'를 백번쯤 말한듯.

 

 

#9

트레이드마크인 삑사리목소리로 비키니를 부르기 시작한

페퍼톤스 메인보컬님께서는

단 한번도 멈춘적 없는 저 파도를 두 번이나 만나셨다.

 

 

#10

아시안게임 기타를 한달만 연습하면

군살없는 예쁜 팔뚝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11

같은 클럽투어인데도

클럽 설비와 규모 탓인지 사운드가 전혀 달랐다.

물론 내 위치도 달랐고.

역시 셋리스트가 같다고 같은 공연은 아닌 것 같다.

매일매일이 특별하다.

 

 

#12

관객의 매너도 공연을 보는데 상당한 영향.

불쾌하게 하는 사람, 사람을 막 밀치고 뛰어다니고

안 그래도 환기가 힘든 클럽에서 과한 먼지를 일으키고 (난 천식환자라 이런데 민감하다.)

무대위의 소리까지 먹어버리며 괴성을 지르는 관객들이 있는가하면

내가 보아도 흐뭇하도록 즐겁고 사랑스레 노는 관객도 있다.

 

부평에서의 귀가 멍할 정도의 떼창은. 사랑스러웠다.

신나게 방방 뛰며 노느라 내 시야를 가리는 앞사람은 안아주고싶도록 사랑스럽지만

손을 번쩍 들어 카메라로 시야를 가리는 앞사람은 머리를 콩 쥐어박아주고 싶다.

카메라로 찍겠다고 남의 뒷통수를 계속 툭툭 치는 사람도.

 

 

#13

사실 무대위의 페퍼톤스의 모습은 잘 기억이 안 난다

난 왜 공연만 가면 내가 신나서 뛰어노느라 앞이 안 보일까.

(근데 왜 세션분들은 잘 기억이 날까.)

 

아, 신재평님께서 요즘 자꾸 팬들 조종하는건 기억난다.

나는 가끔 옆사람이 부끄러워할 정도까지 신날때도 있지만

시키는 건 잘 안 한다.

예전에 누군가 그랬다. 그 가수에 그 팬이라고.

나는 시키는대로 잘 안하는 고집스러운 펩톤을 좋아하는

'그 가수에 그 팬'이다.

 

 

#14

친절하신 키보드 세션님의 튜닝된 건반을 처음 실물로 목격했다.

간지가 흘렀다. 하지만 그 건반 위에서의 불면증의 버스 솔로가 더 간지가 흘렀다.

다섯이 합이 촤르륵 맞아들어갈때의 전율도 좋고

각자의 솔로도 너무 좋다. 눈도 귀도 바쁘다. 그런 바쁨은 즐겁다.

크로접더월드는 아오. 진짜 점점 더 신난다.

 

 

#15

고민하고 고민하고 고민해서 정했을 셋리스트.

더 듣고싶긴 하지만, 전달하고 싶은 것을 전달받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물론 즐거우셔서 더 해주신다면 좋은거지만요 :)

 

 

#16

정말로 잊을 수 없는 밤이 되었다. 또.

소중한 이들과 소중한 시간을 함께 보내는 밤.

소중한 인연 역시 그에게 선물로 받은 것.

늘 너무 많은 것을 주십니다. 감사합니다.

그래도 노래는 이제 같이 부르십시다.ㅋㅋㅋ

 

 

#17

귀한집 딸내미를 가방셔틀로 이용하신

얄미운 키보드 세션님께서

공연끝나고 친히 까페안까지 들어와서

오리 먹으러 간다고 묻지도 않은 자랑을 해주셔서

난 아직까지 오리가 먹고싶어서 슬프다.

하지만 그 전날 많이 친절하셨으니까, 용서해드리겠다.

이렇게 말한거 걸리면 불싸다구 맞을지도 모르지만

내 블로그는 네이버검색에선 잘 안 걸리니까 괜찮다.

 

 

#18

맨날 나중에 제대로 정리해서 올린다고 하다가

한번도 펩톤 공연 리뷰를 올린적이 없어서 이따구로라도 올렸다.

하나하나 되짚으며 써보고 싶은데 할 일이 산더미라 정신이 없다.

이러다 또 밤새 일한다.

 

 

#19

펩톤을 ㄴㄱㅅ로!

내가 매주 보고 싶어서 그러는 건 정말 아니다.

펩톤이 이제 노래를 정말 잘하기 때문이다.

『익숙해진다는 건 정말 무서운거다』 - 어느 재즈피아니스트님과의 대화 중에서.

 

 

#20

그냥 20 채우고 싶었다.

by Rui Austen
Ma.muse/Pptnz |  2012.08.27 23:05 | COMMENT 3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뉴히 2012.08.28 01:04 신고

    재즈피아니스트분 뉴에이지피아니스트로 직업바꾸셨어요!! 그리고 페퍼톤스 메인보컬님은 단 한번도 멈춘적 없는 저 파도를 두 번이나 만나셨다니 ㅠㅠ 무서우셨겠다ㅠ

    • Favicon of http://ruiausten.com BlogIcon Rui Austen 'ㅅ')/♪ 2014.01.09 01:51 신고

      전직하신건 2집 나오면 그 때 정식으로 인정해드리려고요.

      메인보컬님은 괜찮아요
      첫번째 파도 만났을 때 놀라서 더듬더듬하셨거든요.
      관객들 입에서 나오는 노래가 마치 노래방 화면의 가사인 양 따라부르려 애쓰셨...

    • Favicon of http://ruiausten.com BlogIcon Rui Austen 'ㅅ')/♪ 2014.01.09 01:51 신고

      아, 그리고 재즈피아니스트분
      사실은 태교피아니스트라는 소문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