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이한테 전화와서 이 얘기 저 얘기하는데
한참 맞장구 쳐주고 화내주던 명이가

누나 진짜 많이 힘들었나보다.
너무 착해서 등신같던 우리 누나 누가 이렇게 만들었냐?
사실 누나 좀 독해지고 못돼지는거는 찬성인데
그동안 얼마나 마음 고생했나 싶어서 안쓰럽다.

이 말 듣는데 갑자기 눈물이 터져서 한참 울었다.


전화기 붙들고 우는 게 미안해서
미안하다는 말만 겨우 하는 내게
미안하다는 말 좀 그만 하고 울고 싶은만큼 울라 했다.


평생 살면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얘기였다.
사람들이 착한 거 착하다 보고 끝나면 다행인데 우습게 알아.
너 좀 못돼져야 해. 좀 이기적으로 살아. 독하게 굴어.
그렇게 살다간 다 뺏기고 다 당하고 그렇게 산다.

나는 그닥 착하지도 않았는데도 그렇더라.
계산하고 여우같이 굴고 겉과 속이 달라야 살아남더라.
남 괴롭히고 상처주는 사람들이 잘 살더라.
권선징악은 전래동화 속에나 있는 거였더라.


행복하고 싶어서 머물렀는데
마음에 자꾸 독이 찬다.
평생 별별 일을 다 겪어도 지키던 마음
범죄를 당하고서도 미워하지 않고 가엽게 여기려 애쓰며
그렇게 지켜온 마음인데 자꾸 독이 찬다.

지킬 힘을 잃어서일까.



어떻게 하면 돌아갈 수 있을까.
돌아갈 수 있을까.
by Rui Austen
Rui.shu |  2019. 7. 10. 19:36 |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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