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오랜만에 숨도 쉬기 힘들 정도로 아팠다.
꽤 오래 이렇게까지 아픈 날이 없었다는 걸
아프고 나서야 깨달았다.

사실 대부분의 삶은
의식하지 못한 채 달라지고 있어서
급격한 변화들이 더 크게 느껴질 뿐,
그것들이 정말로 더 큰 사건이어서는 아니다.
 
빠르게 지워진, 아니 지워낸 이들로 인한
금세 흔적도 남지 않을 얕고 눈에 띄게 큰 상처와,
남들 눈에는 띄지 않는 몸 속 어딘가
차곡차곡 쌓여온 깊고 지워지지 않을 상처의 차이.
 
 
아마 다섯번째 만난 날로 기억한다.
약간은 막연했던 그 이야기를 들었던 날부터
나는 몇 년간 누구보다 그 날을 기다려왔다.

정작 그 날이 코 앞까지 다가왔는데
마냥 반갑지 않고 조금 두려운 것은
얕고 큰 상처 탓일까 깊고 지워지지 않을 상처 탓일까.
 

 

 

 

 

by Rui Austen
Rui.shu |  2020. 2. 17. 02:46 |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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